마리떼프랑소와저버라는 브랜드를 입어본 사람 거수. (반갑다 친구야!)

 

과거 내가 중딩, 고딩때. 친구들 사이에 엄청난 히트를 쳤던 브랜드야.

청바지를 중심으로 캐쥬얼 의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했었어. 바지 지퍼 앞쪽에 자랑스럽게 메이커가 박혔던. 그 청바지를 입고 있다 치면 애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슬쩍슬쩍 그곳을 흘겨보곤 했지. 민망하게도 말야.

 

가격? 그 당시 10만원 가까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년 전에 말이지.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때 물가 찾아봐. 졸라 비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모르겠어. 매장도 없고. 그냥 그렇게 없어졌나보다 생각해.

 

겟유스트라는 브랜드도 그랬었어. 비쌌지. 마찬가지로 지퍼 앞쪽에 ‘GET USED’라고 세로로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던. 청바지, 청자켓이 인기가 많았지. 얼마전에 보니 이마트에서 팔더라? 백화점 같은 데서 할인도 곧잘 하고. 변변한 매장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저가 브랜드로 밀려 났나봐.

 

이 외에도 미치코런던’,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게스등이 당시 유행했던 브랜드들이었다. ‘안전지대라는 중저가 브랜드도 갑자기 떠오른다.

 

이 브랜드가 붙은 옷을 사려고 서울시내 각종 상설할인매장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었는가 하면 짝퉁도 기꺼이 사서 입는 친구들도 부지기수였다. 아직까지도 이들 중 전통의 강자인 몇몇 브랜드들은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과거의 브랜드파워에는 반도 못 미친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그때는 이런 거 안 입으면 노는 자리에 친구들이 껴주질 않았었어. 특히 주변 여중이나 여고와 소개팅 혹은 미팅 같은 이벤트가 잡힐라 치면 빌려주고 빌려입고 난리도 아니었다. 친구들이나 선후배들 사이에서 사고팔고가방에 안 입는 청바지나 옷가지들 싸들고 와서 점심시간에 판매하는 애들도 있었으니까.

 

내가 노는 축에 속했냐고? 결코.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나 못하는 애들이나 그게 유행이었고 학교 일상의 평범한 풍경이었다. 모범생들은 소소하게, 노는애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찾아 헤맸을 뿐 구조는 같다

 

최근 노스페이스(노스)가 교복이니 어쩌니 하면서 시끄러운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겟유스트같은 브랜드들의 대타일 뿐이야. 호들갑 떨지 말란 말이지.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어. 그때는 여러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였었던데 반해 요즘은 왜 유독 노스만 집중적으로 유행하느냐고. 그래서 요새 애들 뭔가 문제 있는 것 같다고.

웃기는 소리는 이제 그만 집어 치워줘.

 

그건 태양, , 지드래곤, 대성, 승리로 구성된 빅뱅한테 니들 왜 인기가 그렇게 많냐고 묻는 것과 똑같다. 이유가 어딨어. 멋있으니까. 뭔가 먹혀주는 구석이 있으니까 그런거지. 누더기를 입어도 멋있는 애들에게 노스페이스를 입혀준거야. 합리적인, 이성적인 가격논리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간지 오래야.  

 

게다가 그런 빅뱅을 모델로 기용한 노스는 이 좋은 업체라고 봐야지. “우리의 제품은 이들이 입어야 마케팅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내부 판단 말야. 코오롱이나 네파 같은 동종 아웃도어 업체들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가격문제를 잠깐 꺼내자면. 비싼건 사실이야. ‘윈드스토퍼원단이 적용된 고사양 거위털점퍼의 경우 50만원은 그냥 넘겨버리니까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금액인 것 같다.

 

그런데 말이지. 한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 둔 아빠엄마들 애들 구박만 하지 말고 잘 들어.

 

노스 점퍼 하나 사주면. 겨울내내 삼디다스 쓰레빠 질질 끌고 혹한기도 거뜬히 이겨내는 그들이다. 11월 초부터 3월까지 무려 5개월간을 노스로 버틴다. 약간 과장해 1년의 절반을 그렇게 버티는거야. 하얀 노스 마크에 때가 졸라게 타도 상관안해. 노스니까. 다른 브랜드였다면 이미 버렸을 테지만. 그런데 그냥 버티느냐. 아니야. 다른 친구들과 심리적으로 동등한 위치에서 스트레스 덜 받고 생활하는거야. 이런저런 합리를 가장한 어른들의 논리는 제발 집어 치워줘. 그냥 쥐어주면 다 끝난다. 가정에 평화가 찾아오는거야.

 

핵심적인 걸림돌은 가정간 재정격차야. ‘있는집입장에서는 부담이 없지만 없는집입장에서는 몇 개월 전기세와 맞먹는 액수인 것이 사실이니까. 부모들의 마음 찢어지는 대목이지.

 

무책임한 말인 것 같지만. 그건 전적으로 정부의 잘못이다. 제품가격이 그정도로 치솟을 때까지 그냥 시장논리에 맡긴 채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거야. 지금이라도 나서서 제품원가 분석해봤으면 좋겠어. 어떤 점퍼가 가격대비 더 따뜻하다는 쓸데없는 조사 집어 치우고. 제품원가 분석해서 폭리를 취하는 부분이 있다면 시정조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담합에 따른 벌금도 매기고 말이지.

 

비쌀수록 병신같다는 프레임을 만들어서 서서히 구매자들을 줄여 나가는거야. 그리고 사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알아서 무덤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 브랜드의 속성이야.

하나 예상하자면. 10년 후 노스는. 할인점, 혹은 할인코너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해 있을 거라는 거야.

 

높이 올라간 것일 수록. 떨어지는 높이는 길어지잖니.

그러니까 노스타령하는 애들 좀 제발 그냥 내버려둬. 사줄 능력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냉큼 사주도록 하고. (성적을 조건으로 거는 부모님들이 상당하겠지만. )  

그 나이 때는 원래 다 그런거라고!!!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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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걔들 오라고해. 가격 맞추게” “우리 생각을 어떻게 알았지?”

 

2008년 여름 삼성전자 임원회의실. 어둑어둑해지는 시간 때문인지 자리한 임원 10여명의 표정이 한결같이 어둡다. 손목시계의 초침소리,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생생히 들릴 정도로 실내는 적막하다.

 

진한 체리색 책상 빛이 반사돼서인지 정중앙에 자리한 대장 A의 얼굴엔 시종일관 붉은 기운이 가득하다. 미간에는 주름이 깊게 패인지 오래다.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의 입술이 미세한 떨림과 함께 벌어졌다. 음성은 낮으면서도 분명했다.

 

실적이 왜……”

 

“LG전자 ‘C’와 자리를 마련해 봐. 내가 직접 풀어볼 테니까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다. 과거 금액수치를 잘못 말했다가 A가 던진 재떨이에 머리를 맞아 병원에 실려간 누군가를 목도한 탓이리라. 식은땀 때문인지 어느새 실내는 습기로 가득하다. A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적이 왜 이따위냐고 물었을 텐데……”

 

A와 가장 가까이에 앉은 B가 총대를 맸다.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맞는다. 따귀의 사정거리다.

 

“LG전자가 가격을 후려치고 있어서요,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리다 보니 순익이 감소를……”

 

A는 갑자기 가려워진 머리를 긁으려고 오른손을 들었다. B는 화들짝 놀라 양쪽눈을 깜박이면서 흠칫했다.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한 B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스친다. A가 결심한 듯 말했다.

 

“LG전자 ‘C’와 자리를 마련해 봐. 내가 직접 풀어볼 테니까

 

같은 시각 LG전자 임원회의실. 분위기는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 대장 C는 삼성전자가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다는 첩보를 이미 입수하고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의주시함과 동시에 임원들을 갈구고 있는 중이었다

 

너희들이 그랬잖아. 가격을 후려치면 된다고. 그런데 이게 뭐야. 영업이익 그래프 봤어? 개판도 이런 개판이 또 없잖아. 이대로 계속 가면 우리 어떻게 되는지 알아? X되는거야 X!”

 

때마침 여비서가 총총걸음으로 C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건넨다. 추가로 먹어야 하는 세바가지정도의 욕을 막아준, 임원들 입장에서는 은인이다.

 

대장님, A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번 보자고 하는데요.”

 

짜증으로 가득했던 C의 얼굴이 금세 환해진다. 100억원 정도는 불우이웃돕기에 흔쾌히 쾌척할 기세다

           

그럴 줄 알았어. 이런 식의 가격경쟁은 같이 죽는 거 밖에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거지. 회사 규모상 내가 먼저 만나자고 하긴 솔직히 힘들잖아. 안그래? 늦었지만 다행이다. 조용한 장소 물색하고, 그쪽에 전달해줘.”

 

자리에서 일어선 C는 임원들에게 한 소리를 더 한다.

 

쟤들은 맘에 안 들면 때린대. 들어서 알고 있지? 난 인간적으로 그렇게는 안 하잖니. 우리는 인화경영을 하는 회사니까. 운 좋은 줄 알아.”

 

회의실 밖에서 삼삼오오 모인 임원들은 수군거렸다. ‘3시간 동안 육두문자 듣는 것 보다 차라리 한대 맞고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가 골자였다.  

 

며칠 뒤. A C는 서울시내 모 커피숍에서 만났다. 서로 표정은 웃고 있지만 눈 빛은 극도로 경계하는 두 사람이었다. A가 말했다.

 

까놓고 얘기할게. 세탁기는 10만원에, 평판TV 20만원에, 노트북은 15만원에 각각 소비자 가격을 맞추면 어떨까 하는데. (가격을) 올리는 건 마음대로 하고.”

 

C는 기다렸다는 듯 오케바뤼! 거기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도 그거거든. 이제서야 발 좀 뻗고 잘 수 있겠는걸. 안그래?”

 

하지만 A그런데 말이야. 공정위에 걸리면 어쩌지? 과징금이 어마어마하게 나올 텐데. 그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C“’리니언시 조항이라고 들어 봤지? 담합사실을 신고하면 신고 순위대로 과징금을 면제해 주는. 그렇다면 너희나 우리 둘 중에 하나는 과징금을 안 내도 되고, 하나는 과징금을 50%정도 감면 받는다는 결론이 나오지.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메우고도 남는다고

 

A모를 줄 알고 한 번 떠 본건데 역시 알고 있군. 그렇다면 합의한 것으로 알고 간다. 가격 더 떨어뜨리면 나한테 재떨이 맞는다.”

 

“’리니언시 조항들어 봤지? 과징금 면제해 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에서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등의 소비자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24464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소비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담합대상 제품군은 가전시장의 대표적인 소비품목에 속할뿐더러 담함과정은 보는 이의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치밀했다. 대형마트, 양판점, 백화점 등의 진열대에 오른 제품들의 소비자가격은 이미 각본처럼 꾸며진 상태였다. ‘불법은 성실하다는 세간의 우스갯소리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모양새다.  

 

전체 과징금 중 삼성전자는 2581400만원, LG전자는 1883300만원이다. 리니언시 조항에 따라 1순위로 신고한 LG전자는 전액 면제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2순위, 50%를 감면 받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두 거대회사가 서민들의 쌈짓돈을 갈취해간 이번 사건을 소설형태로 재구성해 봤다. 직접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 지, 분노는 어떻게 풀어야 할 지 큰 혼동 속에 빠져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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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민주통합당 돈봉투발언, 계산된 나이쓰타이밍

 

나쁜 건 나쁜 게 터졌을 때 함께 묻어 가는 거지. 옆집은 청소하면서, 그 동안 쌓여있던 묵은 때를 벗기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잖니.  

 

청소라는게 원래 그렇잖아. 오랫동안 고정돼 있던 물건을 치우고 청소할라 치면. 머리카락과 먼지가 한데 뒤엉켜 말도 못하게 쌓여 있는 거. 이유야 어떻든 박근혜는 그걸 직접 나서서 하고 있고.

 

그런데 말야. 옆집이 청소할 때 같이 청소해야 어느 집에서 나는 먼지인지 동네 사람들이 잘 모를꺼 아냐. 저집 다 끝나고 난 뒤 우리집 청소한다고 해봐. 온동네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껄. 심지어 먼저 청소를 끝낸 집구석이 가만히 있겠어? 더 난리를 피워도 시원치 않지.

 

유시민이 뭔가 실수를 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히는 것 같은데. 그런 헛소리는 이제 그만했으면 해.

 

앞에서 말한 구조와 같다. 나쁜 건 같이 나빠야 똑 같은 놈취급을 받는 거야. 어차피 정치권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더 잃을 것도 없고 말이지.

 

그런데 단순히 똑 같은 놈취급을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에 유시민이 터뜨린 것일까? 아니라고 본다. 저쪽에 더 큰 무언가를 따로 분리해 공격하려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표면적으로 보면 돈봉투와 돈봉투는 쌤쌤이야.

 

그런데 말야 다른 점이 있어. 저쪽은 현직 국회의장이 연루돼 있을 수 있는 구체적인 위기인데 반해 이쪽은 그냥 떨거지들끼리 주고받고 했다는 거야. 저쪽에서는 청와대 까지도 거론되고 있는데 이쪽에서는 특정 지역의 문제로 한정되고 있다.

 

굳이 말하자면 한나라당 타격이 훨씬 크다는 얘기야. 이런 시기에 우리도 그랬다고 말한 들 누가 관심이나 갖겠냐고. 관심은 갖겠지만 파괴력은 한나라당 쪽에 100배는 강력한데. 조용히 묻고 지나가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 나중에는 분명 외부의 공격이 들어올 테니까. 그때는 묻어가고 뭐고도 없어. 총선국면일테니까.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본격적인 총선 국면 이전 돈봉투는 서로 쌤쌤이니까 퉁치고. 국회의장과 청와대가 연루됐다는 설은 따로 짚고 넘어가자는 전략적 계산이 가능하다. 선거와 돈봉투뭔가 섹시하잖아. 여기에 내곡동 땅문제도 더해졌어. 정부여당 쪽으로 악화된 여론이 쭈욱 몰리고 있다. 민주당의 돈봉투 파문이 유시민과 민주당의 치밀한 계산하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추측되는 대목이야.   

 

박근혜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지. 통 칠껀 퉁 치고, 어두운 과거는 청산하고. 친이계를 숙청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생긴 것인데. 다만 그 시기를 얼마나 앞당기느냐에 따라 총선의 성패가 갈리겠지.  

 

곧 총선이야.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내년 대선까지의 로드맵은 이미 완성됐어. 당장 오늘 아프다고 해서 밝힐 것을 못 밝히면. 나중에 로드맵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 물론 생각보다 오래 아플 수도 있기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지 않으면 궤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양쪽에 팽배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고민교집합이야.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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