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단순히 쪽팔렸던게 아닐까?
시사 이야기 2011. 12. 29. 11:44 |김문수 지사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 무리수를 둔 배경을 놓고 말이지.
일단 당시 현장에 김 지사 혼자 있었던 것으로는 안보여. 노인요양원인가… 그곳에 있었다고 하잖아. 일종의 시찰 정도 갔던 것 같은데. 최소한 비서관과 공보실장 등 경기도청 인원 4~5명은 함께 가지 않았을까 추론해 본다.
거기서 노인들을 만난 뒤 열악한 실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한 거야. “확인 후 반드시 해결해 드리겠다”는 정치인들의 개드립은 요새 안 통해. 그건 김 지사도 잘 알아. 더구나 김 지사. 성격 화끈하잖아. 언변에도 거침 없고. 춘향이 따먹는 어쩌구 했다가 구설수 올랐던 거 다들 알꺼야. 지금 상황에 이게 어울리는 말이라는 판단이 서면 지체 없어. 일단 뱉고 보지.
게다가 김 지사는 ‘워커홀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야.
종합하면, 김 지사는 그 상황에 “내가 경기도지사다. 나의 위치에서 당장 안 되는 것이 없다. 불쌍한 노인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 롸잇 나우!!!”라고 속으로 생각했을 수 있단 말이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순간이기도 하다. 사람이니까. 경기도를 총괄하는 사람이 도내 공무원들 중에서 무서울 사람이 누가 있겠어. 지역구 현직 의원들을 제외하면 실제 없다.
참고로. 국회의원들과 맞서는 정신 나간 지자체장은 없다. 국감 때 자칫 ‘개아작’날 수 있거든. 나는 잘해도 아랫사람 실수 때문에 매우 곤란해 질 수 있어. 한차례 지적 받은 사안이 아직까지 해결 안됐을 수도 있고. 국회의원 개개인을 두고 개별 국가기관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그렇게 김 지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머뭇거림 없이 전화기를 꺼내 들지 않았을까. 헛기침 크게 한번 하고 말이지. 바로 이 장면까지 연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김 지사는 이미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만거야. 왜냐고? 김 지사 스스로 어디에 전화를 걸어야 할 지 몰랐을 테니까. 김 지사는 최소한 112나 113은 부적합하다고 일정 정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특히, 그렇게 사람들의 이목이 모인 자리에서 같이 온 일행에게 “야. 어디에 전화 걸면 되냐?” 이렇게 물어볼 순 없자너. 모냥빠지니까. 그렇게 생각난 전화번호가 그나마 119였던거고.
그런데 김 지사 역시 불안하긴 했던 것 같다. 원하는 답을 못 얻을까봐. 최소한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있는 곳의 정보라도 얻고자 했던 게 아니었을까? 또한 소방서에서 장난전화로 오인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을 테고.
그래서 김 지사는 “나 경기도지사입니다”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던 거고. 경기도지사임을 밝히면 앞서 말한 대로 무작정 쪽팔리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 말이지.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담당 부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정도의 답변을 기대했다고 보는 게 타당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열혈 소방관은 끼니때 마다 걸려오는 장난전화라고 100% 판단한거야. 그도 그럴 것이, 누군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나 경기도지사다”라고 말하면 누가 믿겠어. 목숨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걸.
그리고 장난전화 붙들고 있느라 정작 중요한 전화 못 받으면 어떻게 해. 빨리 끊는 것이 상책인거지. 통화내용 다 녹음 되는거 알고 있는데…
김 지사가 쪽팔릴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환경이 하필 소방서가 바쁜 시기와 절묘히 맞아 떨어져 발생된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결론이야.
그런데 그런 해프닝 때문에 직장에서 찍히고, 자리 옮기고 그래서야 되겠냐구. 김 지사가 직접 나서 원상복구를 시켜야 한다는 얘기야.
이런 것 때문에. 단순한 쪽팔림 때문에. 더 큰 것을 잃어버리는 악수를 두면 안되잖아.
하기사 김 지사도 김 지사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주변 간신배들이 더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잠깐 해 본다. 그런 사람들 있잖아. 머리도 없고 전략도 없는데 오로지 충성으로 질기고 오래 가는 그런 사람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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