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디자인이 금방 바뀌어서 싫다. 성능은 별 차이가 없는데......”

국내 소비자들은 자동차 성능보다 디자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와 무관치 않은 ‘한토막’이다. 최근 수입차로 갈아탄 지인의 얘기다.

‘베스트셀링카’로 통하는 현대자동차의 대표세단 ‘쏘나타’를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해 봤다. 1994년 ‘쏘나타2’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흔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도로 곳곳을 누비고 있는 눈에 익은 모델이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96년 ‘쏘나타3가 출시된다. 전 모델과의 디자인 구분이 확연하다. 2000년, 2004년, 2005년, 2008년에 각각 출시된 쏘나타 시리즈들 모두 이전 세대 모델들과는 다른 얼굴들이다.

정점은 2010년에 출시된 YF모델이다. 그나마 미세하게 남아있던 쏘나타의 디자인 DNA를 통째로 바꿨다. 난(蘭)을 모티브로한 ‘플루이딕 스컬프쳐’라고 한다. ‘쏘나타’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차량 디자인이 총 몇 개나 될지 헤아리기 어려운 수준이다.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명차’로 불리는 독일차들을 검색해 봤다. 우선 ‘BMW 5시리즈’.

이 차량은 1995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22년간 7~8년 주기로 단 세번 눈에 띄는 디자인 변화를 꾀했다. 그러면서도 ‘키드니(콩팥) 그릴’로 불리는 ‘패밀리룩’은 고스란히 유지했다. 보는이로 하여금 신형이나 구형을 타는 것이 아닌 ‘BMW를 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는 평가다.

아우디’, ‘벤츠’ 등 동급 차량들도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성능과 안전에 치중된 모델변경이 눈에 띌 뿐 획기적,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면 틀림 없다.

“BMW, 아우디, 벤츠 등이 기존 디자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 디자인 자체가 품질이자 성능을 담보하는 일종의 ‘증명서’가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신차품질에 대한 의심을 갖지 않도록 큰 틀의 디자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다.”

완성차 업계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주장이다. 국내 완성차들을 따라다니는 ‘껍데기만 바꿨다’는 비아냥과 거리차가 상당하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가 잔고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쏘나타는 지난달 말 미국시장에서 커튼에어백 결함이 발견돼 2만2512대를 리콜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현대차 고유의 ‘패밀리룩’이 형성돼 나가는 과정이다 하더라도, 물샐틈 없는 품질담보가 선행됐는지 여부에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디자인 승부는 무대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선지 오래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Posted by Journalis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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